배우 호연에 촘촘한 구성까지 볼만

[이투뉴스] 결론부터 서술하자면 안타깝지만 <루퍼>는 액션 영화가 아니다.

돌아온 <다이하드>의 영웅 브루스 윌리스의 땀냄새 나는 액션을 기대한 팬에게는 실망할 만한 소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다.

다소 느린 전개와 이상하리 만큼 무성의한 액션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눈을 뗄 수가 없는 데 이는 그만큼 스토리의 흡입력이 강하다는 반증이다.

기본적으로 영화는 시간여행을 배경으로 한다. <백 투 더 퓨쳐>, <12몽키스> 등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가 다 그렇듯이 <루퍼>도 '과거를 바꾸는 것이 가능할까?'에 관해 진지한 성찰을 시도한다.

여기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의 조(조셉 고든 래빗)'와 '미래의 조(브루스 윌리스)'가 만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석학들만이 설명할 수 있는 시간여행에 관한 이론을 이야기하는데 자칫 딴 짓하다가 영화 끝날 때까지 내내 스토리를 헤매는 수가 있다.

다행히 영화는 시간여행에 관한 설명을 길게 하지 않는다. 대신 <루퍼>에서 새로운 가설을 제기하는 데 '현재의 나'가 무엇을 경험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나'가 실시간으로 달라진다는 설정이다.

2044년에 활동하고 있는 루퍼 '조'는 시간여행을 통해 보내지는 타깃을 제거하는 킬러다. 미래에 대한 미련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조는 어느날 새로 배달된 타깃이 미래의 자신인 것을 알게된다.

잠시 고민했던 조는 주저없이 미래의 자신을 쏘려고 하지만 '미래의 조'는 달아나고 '현재의 조'는 조직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액션이 없음에도 <루퍼>가 충분히 매력적인 이유는 조셉 고든 래빗과 브루스 윌리스 등 두배우의 공이다.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대머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섹시한 배우로 손꼽는데 주저함이 없는 브루스 윌리스의 클래스도 여전하거니와 매영화 마다 천의 얼굴을 보여주는 조셉 고든 래빗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조셉 고든 래빗은 브루스 윌리스와 비슷한 외모를 위해 매일같이 3시간 넘는 분장을 해야 했는데 실제로 스크린에서 보면 그 자연스러움에 놀라게 된다.

확 달라진 코는 분장의 티가 전혀 안나 성형 의혹까지 품게 만든다. <루퍼>가 매력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영웅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했기 때문이다.

마블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의 마구잡이로 등장하는 바람에 언제부터 영웅하면 초능력을 먼저 떠올리게 됐지만 영웅이 진짜 위대한 이유는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있다.

스파이더맨이 위대한 이유는 그가 거미줄을 쏘며 벽을 타기 때문이기 보다는 낮에는 피자배달로 근근히 연명하면서도 선량한 시민을 지키는 삶을 선택한 데 있다.

<루퍼>는 이런 영웅의 정의를 제대로 보여준다.

은괴 때문에 가장 친구도 배신하던 조의 마지막 선택은 그렇기에 더욱 충격적이고 여운이 깊게 남는다.

<루퍼>는 오는 11일 개봉한다.

◆기자曰 : "촘촘한 시간여행 이야기로 관객을 몰입시킨 후 진짜 영웅을 보여준다"

◆비교해 보면 좋을 영화 : <백투더 퓨쳐>, <12몽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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