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녹색도시를 만드는 주역](19)송승영 이화여대 건축공학과 교수
외단열 시공 시 난방부하 10~12% 절감

[이투뉴스] "건축물 외벽 외기부분에 단열성능을 강화하는 것은 '돌솥냄비', 실내부분에 단열성능을 강화하는 것은 '양은냄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열용량이 큰 콘크리트를 밖에서 감싸면 데워진 실내 공기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없어지기 때문에 데워진 공기를 더욱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다. 반면 내부에 단열재를 설치하면 바닥과 외벽의 콘크리트가 연결되는 '├'부분에서 열교가 일어나 에너지 손실이 생긴다.

국내 한 건설업체와 함께 외단열을 연구중인 송승영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사진>는 "단열재가 실내·외에 있느냐, 열교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에너지소비량은 달라진다"면서 "외단열을 사용했을 경우 10~12%의 난방부하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건축물에서는 외벽, 지붕, 바닥 등 외피를 통해 많은 에너지가 빠져나간다. 이에 따라 건축물 외피를 통해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것만 막아도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형 건축물이 비주거형 건축물에 비해 냉·난방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외피를 통해 손실되는 에너지가 많을 수밖에 없다. 주거형 건축물의 외단열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건축물 에너지절감과 관련해 외단열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단열 시장의 규모가 작은데다, 적용됐다 하더라도 중소규모의 건물에 그쳐 갈 길이 멀다는 게 송 교수의 견해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축물이 공동주택인데 반해 이와 관련된 연구는 활발하지 않다"면서 "공동주택이 초고층화 돼가면서 외단열을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층건물에 외단열을 적용할 때 시공 전문 인력이 공중에 뜬 채 작업을 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또 접착제 등을 이용해 외단열을 시공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외단열이 탈락될 우려도 있다. 고층 건물일 경우에는 수리·보정의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송 교수는 "거푸집에 발판을 달아놓고 올라가면서 외단열을 시공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 중이다.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현재 외단열 등 디테일한 사항이 들어간 표준 설계도서가 따로 없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이번 연구가 완성되면 함께 연구를 진행한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신축 시공할 때 연구 결과를 접목시킬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는 건축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24% 정도지만, 선진국으로 갈수록 건축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비중은 더욱 커진다"면서 "세계적인 목표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건축물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연구 기법과 이를 실용화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